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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애스트로 정명훈이 선택한 ‘라보엠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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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2.05.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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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 가창력 겸비한 ‘로맨틱 테너’ 강요셉
현재 독일에서 활동 중인 강요셉은 국립오페라단 창단 50주년 기념 오페라 ‘라보엠’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이며 ‘라보엠의 심장’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달 3일부터 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창단 50주년 기념 오페라 ‘라보엠’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나흘간 극장에 모여든 관객은 모두 7700여명. 밀려드는 관객을 수용하기 위해 공연 당일 부랴부랴 시야제한석을 판매해야 할 정도로 성황이었다.

‘라보엠’은 미미와 무세타, 로돌포와 마르첼로 등 가난한 예술가이자 학생인 주인공들이 그려내는 애잔한 사랑과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을 주옥같은 선율로 빚어낸 걸작. 오페라 역사상 가장 완벽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국립오페라단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 오페라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극찬을 받았다. 언론은 “한국이 세계 일류 오페라 극장에 내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가난한 시인 로돌포 역을 맡은 테너 강요셉이 서 있었다.

평단으로부터 ‘로맨틱 테너’라는 닉네임을 선물 받은 그는 이번 공연에서 빼어난 음악과 연기력을 선보이며 당당히 ‘라보엠의 심장’이 되었다. 흔들림 없는 그의 공연을 지켜본 언론은 호평 일색의 기사를 쏟아냈다.  

유형종 음악칼럼니스트는 “로시니와 도니체티의 명테너로 통했던 강요셉의 로돌포는 대단한 절창이었다”고 칭찬하면서 “그 미성은 젊음의 표상이었고 지휘자와의 호흡도 가장 잘 맞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News_5737_file2_v.png정다훈 공연칼럼니스트는 “강요셉은 로돌포의 유명 아리아 ‘그대의 찬 손’ 중 하이 C가 나오는 가사 ‘희망’ 부분을 전혀 힘들지 않게 소화하며 객석을 리드했다. 마스케라(maschera, 두강공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현대 발성법의 하나로 안면발성이라고도 함)발성을 이용해 소리를 자유자재로 내보냈다”며 “국내 오페라의 ‘희망’을 발견한 날이자 오페라 관객들의 눈과 귀가 열린 날이었다”고 갈채를 보냈다.

평소 제자칭찬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스승 류재광 교수도 “매우 난이도 높은 작품을 자신만의 강점과 테너 특유의 매력적인 빛깔로 표현해냈다”고 만족해하며 “1막부터 4막까지 누구보다 긴장을 놓지 못하고 극을 주시했고, 마지막 커튼콜이 오를 때 비로소 가슴 벅찬 눈물을 흘렸다”면서 박수를 보냈다.

이번 공연은 강요셉 개인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남겼다. 국립오페라단 무대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공연을 앞두고 “사람들이 주목하는 만큼 많이 긴장 되지만, 그게 또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것을 마음껏 뽐내겠다”며 다부진 결의를 보였던 그는 결국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켜냈다. 패기 넘치고 신선한 연기 그리고 뛰어난 가창으로 청중을 사로잡으며 무대를 장악하는 ‘목소리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마애스트로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그를 직접 지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 8번 연주에서 호흡을 맞추는 등 그동안 국내외 무대에서 수차례 공연하며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어두었던 정명훈 감독이 이번 작품을 앞두고 러브콜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강요셉은 이번 작품에 출연하기 어려웠다. 현재 독일 최고의 오페라단으로 꼽히는 베를린 도이체오퍼에서 10년째 전속 주역가수로 활동 중인 강요셉은 빡빡한 일정 때문에 합류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실력을 눈여겨보았던 정명훈 감독이 캐스팅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당시 독일 출장 중이던 국립오페라단 김의준 단장이 오페라단을 찾아가 관계자들을 설득해 출연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출중한 기량을 선보이며 정명훈과의 ‘찰떡궁합’을 다시한번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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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강요셉은 “마치 큰 숙제를 끝낸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하며 “과분한 사랑과 칭찬을 많이 듣게 되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하나님께 감사한다. 앞으로 더 훌륭한 음악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성악가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아직도 갈고 닦아야 할 부분이 많다”고 겸손해하며 “좀 더 다양한 무대에 도전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고,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강요셉은 출국에 앞서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무대라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해외 재림교인 음악인들을 위해 더욱 많은 관심과 기도로 성원해 달라”며 성도들의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중국 베이징 중국국가대극원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라보엠’ 중국 공연에도 오른다. 천안문광장 서쪽에 위치한 중국국가대극원은 건축면적 14만9520㎡로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장 중 하나. 오페라하우스 역시 전체 4층 2416석 규모를 지니고 있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국립오페라단과 중국국가대극원의 교류 작품으로 공연되는 이번 무대는 그에게 또 다른 도전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 세계 정상을 향해 도약하는 그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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